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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돌봄노동의 소중함에 대하여
  • 문현숙 기자
  • 등록 2022-07-05 1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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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돌봄노동의 소중함에 대하여

건양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임아리교수


글을 준비하며 어떤 주제로 써야 할지 오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문득 달력이 눈에 들어왔고, 이제 곧 여름방학이 찾아올 시기임을 발견했다.  ‘아, 방학!’. 누군가에게 매우 기다려지는 방학이, 누군가에겐 걱정과 부담이 되는 시간일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은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고, 엄마들은 부담을 느끼는 시간이 ‘방학’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원고는 ‘돌봄’을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고 결정했다.  하고 싶은 말도, 담고 싶은 글도 많지만, 그 첫 시작으로 가족 내 돌봄노동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돌보다' 라는 동사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사 ‘돌보다’에 그 어원을 두고 있는 돌봄노동은 대표적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어린 자녀와 노인을 보살피고 돌보는 행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부부는 자녀를 출산하며 부모가 되고, 태어난 자녀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낸다.  이 과정은 오랜 기간 인류를 유지해 온 원동력이다.  그리고 태어난 자녀를 가족 내에서 돌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무급노동으로 이루어졌고, 사실상 여전히 돌봄노동의 대부분은 무급노동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 하는 유급노동에 밀려 무급노동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당연한 희생’, ‘마땅히 가족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 정도로 취급되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필연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자녀를 돌보고 양육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 역할은 주로 여성에게 맡겨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족 내 마땅히 이루어져야 하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당연한 희생’이 과연 그 역할 수행자들이 스스로 ‘선택’ 한 것인지 아니면 ‘부여’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채로 계속 이어져 왔다.

최근 들어 돌봄노동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 결정적 계기는 바로 역병의 창궐,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이다.  코로나는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의 장기간의 휴교와 휴원을 발생시켰다.  아이들은 아침에 갈 곳이 없어졌고, 모두 온종일 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 기약 없이 늘어만 갔다.  하루아침에 어마어마한 돌봄 공백을 마주한 가정들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교육기관으로 이해되어 온 기관들이 실제 상당 부분 돌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왜 이토록 돌봄을 하찮게 여기는 것인가?  

                         왜 돌봄은 평가절하되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돌봄은 우리 사회에서 그토록 귀하게 취급받는 ‘노동’이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매우 소중한 '노동'이다.


우리, 모두는 아스팔트를 뚫고 혼자 우뚝 자라난 잡초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애정과 정성, 시간과 기다림을 통해, 즉 ‘돌봄’ 에 기대어 성장했다.
당신을 이 사회구성원으로 성장시켜준 누군가의 돌봄노동의 소중함을 잊어버리지 않길 바라며….


그리고 이제 곧 방학을 맞이할 각 가정의 돌봄 노동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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