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칼럼] 테레사효과(Theresa Effect)와 헬퍼스하이(Helper’s High)
박철민 (전-오산세교복지타운 총괄관장/2동탄 중앙교회 선교목사)
2023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계묘년 흑토끼의 해라고도 하는데 토끼처럼 깡충깡충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새해가 되면 서로에게 덕담을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한해를 시작합니다. 가장 많이하는 덕담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유달리 복을 좋아합니다. 지금은 덜 그렇지만 예로부터 배게에도 이불에도, 숟가락에도, 밥그릇 뚜껑에도 복자를 넣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조리개 역시 복조리개라는 단어를 조리개 안에 새겨 넣어서 복 받기를 소망했습니다. 대부분 복의 내용도 건강, 물질, 출세 등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것, 체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고보면 제 어린 시절은 참 가난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1년에 목욕탕 가는 것도 연중행사요 겨울철이면 반에서 꼭 한, 두 명씩 연탄가스 중독이 되어 죽거나 병원에 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목욕물도 변변치 않아 연탄에 호수를 연결하여 물을 데워서 쓰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참 지금의 시대는 복받은 시대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런데 지금이 과연 그때만큼 행복할까라는 질문에는 솔찍히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대답을 할 수 가 없습니다. 그때는 이웃끼리 정이 있어서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알았는데 지금은 많이 상막해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서구의 개인주의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이기주의로 바꼈다라고 말하면서 비판하는 분들도 보게됩니다.
자유라는 것은 크게 이기적인 자유와 이타적인 자유가 있습니다. 이기적인 자유는 다른사람은 어떻든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어쩜 방종에 가까운 자유라면 이타적인 자유는 자신보다 기꺼이 남을 생각해서 자신의 것을 양보하는 것입니다.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라는 책을 쓴 로핑크라는 신학자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은 하루에 4끼가 있어서 남는 그 한끼를 나누는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먹을 양식이 하루 3끼가 있더라도 한끼도 못먹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세끼 중에 한 끼를 양보하는 이타적인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 초대교회 신앙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소수자의 권리가 등장하면서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기꺼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 것을 양보하고 손해보겠다는 움직임은 다소 시들해져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예전에 고 김수환추기경을 중심으로 천주교회에서 “내탓이요”라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진정한 이타적인 사랑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 앞서 먼저 주변을 살펴보고 자신보다 다른사람을 세워주기를 실천할 때 가능해지리라 여겨집니다. 테레사 효과(Theresa Effect)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는 1988년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에서 실험한 내용인데 학생들에게 테레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면역항체가 실험 전보다 일제히 높아졌다고 합니다.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남이 선한일을 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인체에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을 일컬어 테레사 효과라고 합니다. 또한 남을 도울 때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를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하는데 남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난 뒤에는 심리적 포만감이 며칠 또는 몇 주간 지속된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신앙심이 있는 사람, 긍정적인사람, 봉사하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자발적 불편이라는 말이있습니다. 우리네 어머님들이 자녀를 위하여 자발적 불편으로 식사를 준비하듯이 기꺼이 불편하고 수고스럽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복지당사자들을 위해서 불의를 보면서 함께 안타까워하며 나의 권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권익를 찾아주기위해 자발적 불편을 감내하는 복된 새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특별히 2023년에는 복을 받는 것도 좋지만 복을 더 많이 나누는 것에 앞장서는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