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8-1 Me Too 운동, 이제 시작이다
  • 박은희 기자
  • 등록 2023-10-16 17:05:36

기사수정

8. 부록- 고려 대학생들이 보는 미투 운동


송문희 저자

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현 정치평론가 / 전략문화연구센터 객원연구위원


Me Too 운동이 가능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달라지고 있는 사회구조와 분위기이다. 기존의 남성 중심 사회에서 약자였던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고, 권리가 점점 신장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으로 불리한 약자임은 틀림없지만, 그래도 많은 여성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당해도 그것이 문제시되지 않았고, 여성들 역시 이를 문제 삼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달라졌으며,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둘째로는, 연대감이다. 피해자들이 아주 여러 명이고, 고발자의 수 또한 많으며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혼자일 때는 내지 못했던 용기를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또 다른 용기로 이어지며, 결국 지금과 같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셋째로, 이제 남성들의 권력 구조를 이용한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이 용인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쉽게 말해, 여성들이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물론 성폭력은 용인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평등한 관계가 아닌 불평등한 갑을 관계에서 행사된 폭력이었기 때문에 지금껏 마치 용인되는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동안 이러한 악순환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여성들의 피해와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이제 여성들은 폭로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라도 악순환을 끊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그동안 이렇게 수많은 끔찍한 악행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해 왔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건은 많으며, 현재에도 계속해서 불합리한 폭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선 한 여성으로서, 아니 한 인간으로서 너무도 안타깝고, 화가 난다. 다음으로는 쉽지 않았을 결정을 내린 모든 Me Too 운동 동참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라도 이렇게 불합리한 폭력의 행사와 폭력 행사를 가능케 했던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Me Too 운동에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바로 악용과 마녀사냥의 가능성이다. Me Too 운동에 가담한 폭로자의 고발과 이로부터 비롯된 비난이 모두 사실인지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직장 생활, 가정생활을 비롯한 모든 생활에 큰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소문이 왜곡되고 와전된다면 이는 또 다른 방향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Me Too 운동의 신뢰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또한, Me Too 운동이 단순한 폭로와 가해자의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된다. Me Too 운동이 단순히 몇몇의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불합리한 권력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애초에 성범죄들이 너무도 쉽게 일어날 수 있었던 원인 즉, 남성과 여성 간의 불평등한 위계질서와 권력관계를 뿌리 뽑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Me Too 운동이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고, 문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로 현재 상당수의 남성들은 현재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결심하기 보다는 여성들의 태도를 지나친 것으로 간주하고 오히려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여성들을 사회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진정한 성평등으로 나아가려면 여성과 남성 모두 보다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항상 더 나은 대화 방법을 찾아 추구해야 할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 조정선수단, ‘제19회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2025 파주‘ 조정 종목 금메달 쾌거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관장 김선구)은 제19회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2025 파주에서 용인시 대표로 조정 종목에 출전하여 지적장애 4인 단체전에서 1위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2일간 경기도 파주시에서 개최되었으며, 총 19개의 정식종목 중 본 기관에서는 조정 종목에 3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2023년부터...
  2. 신상진 성남시장,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성남시지부와 간담회 개최 성남시가 중증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9월3일,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성남시지부(이하 협회) 조은숙 지부장과 운영진들을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울의대 출신인 신시장은 의학적 지식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
  3. 상대원2동제2복지회관, ICT 기반‘스마트빌리지 프로그램 본격 운영 어르신·아동 대상 맞춤형 디지털 체험 공간 마련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상대원2동제2복지회관(관장 김재성)은 성남시청 스마트도시과의 지원으로 추진되는‘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을 위한 ICT 기반 맞춤형 돌봄·교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복지관 내에는 키오...
  4. 위례어울림종합사회복지관, 7개 행정복지센터와 ‘위기가구발굴 및 지역복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 … 위례어울림종합사회복지관(관장 오영희)은 지난 9월 11일 위례어울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단대동, 신흥1‧2‧3동, 시흥동, 양지동, 위례동행정복지센터와 함께 ‘위기가구발굴 및 지역복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지역 내 숨어 있는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굴하고, 공공과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5.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제26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 제6회 강남복지포럼 <강남복지 50년의 발자취, 함께 여는 내일> 강남구사회복지기관협의회는 지난 11일 오후 역삼1문화센터 3층 강남씨어터에서 ‘제26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 제6회 강남복지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강남구, 강남복지재단, 현대백화점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강남복지 50년의 발자취, 함께 여는 내일’을 주제로, 강남구 개청 50주년을 맞아 반세기동안의 복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